[TOKI SANGYO] 점도 칼럼 – 7. 접착제가 만드는 문화
기원전부터 생활과 밀접했던 접착제
지금까지 2회에 걸쳐 ‘물건이 붙는다’라는 것의 기초 지식, 접착제가 현대 사회에서 굉장히 널리 쓰인다는 것. 그리고 그 제품 개발 및 관리에 점도가 깊게 관계된 것을 살펴봤습니다. 이번에는 “접착제”의 마지막 편으로 조금 쉬운 주제를 다루려고 합니다.
애초에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전부터 접착제는 존재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명인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수메르에서 조개껍질와 청금석(예전에는 유리라고 불림)을 ‘피치’로 고정한 것이 출토되었습니다. (B.C. 2700년 경으로 추정) 이 ‘피치’는 천연 아스팔트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접착제는 ‘아스팔트’라는 것이 정설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참고로 아스팔트는 원유에서 나오는 생성물이며, 이와 비슷한 것으로 콜타르는 석탄 건류할 때 나오는 부산물입니다. 또한 아스팔트는 구약 성서에서 나오는 ‘노아의 방주’나 ‘바벨탑’ 이야기에도 기술되어 있습니다. 방주의 실링에, 탑을 쌓는 벽돌 접착에 아스팔트가 사용되었다고 하니 즉 현대의 접착제 활용과 일맥상통하는 것입니다.
일본에서도 아스팔트를 접착제로 사용한 것이 조몬 시대의 유적으로 출토되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니가타현의 오사카사카미치(大坂上道) 유적 (약 4,500 ~ 2,500년전)의 취락 유적지에서 아스팔트를 보관한 토기가 출토되었습니다. 다른 유적에서도 아스팔트가 붙은 ‘화살촉’이나 ‘작살의 날’이 출토되었고, 각각 화살대, 작살대에 접착하기 위하여 사용되었습니다. 물론 토기류의 보수에도 사용된 예도 있습니다.
당시의 아스팔트는 자연적으로 용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생산지는 아키타현부터 니가타현까지의 석유광상 지대가 중심이 되었습니다. 홋카이도 유적에서 발견된 아스팔트도 그 성분 분석에 따라 아키타현에서 나온 것임이 밝혀진 예도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조몬 시대 사람이 아스팔트를 토기에 넣어 혼슈에서 홋카이도로 건너갔다는 것을 방증하고, 조몬 문화의 실상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입니다. 고대 아스팔트는 시간을 넘어 기능 대신에 문화적 가치를 현대의 우리에게 제공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시대가 흐르는 가운데 석공 문화의 전통을 이어받은 유럽에서는 아스팔트가 접착 용도 뿐만 아니라, 도로 포장이라는 큰 공사에도 이용되게 됩니다. 반면 목공 문화가 발달했던 아시아에서는 식물에서 유래된 옻이나 전분, 동물에서 유래된 아교와 같은 접착제가 광물에서 나온 아스팔트를 대신하여 널리 퍼지게 됩니다. 특히 일본에서는 옻은 단순한 접착제가 아니라 공예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재로 독자적 진화를 보이게 됩니다. 아스팔트와 같이 ‘화살촉’ 등을 접착하기 위해 사용된 경우도 있지만, 그 독특한 색을 살린 옻칠로써 오래 전부터 이용하기 시작합니다. 공예품의 세계에서 칠기의 통칭이 ‘Japan’인 것과 같이 옻은 일본이 자랑하는 일류 미술품을 연출합니다. 참고로 도자기의 통칭은 ‘China’입니다.
공산품을 발전시킨 숨은 주역!?
이제 접착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산업혁명으로 금속 기계 공업이 발전되자 금속은 단순한 소재(그릇 등) 뿐만 아니라 여러 개의 부품을 조합한 ‘기기 장치’로 진화하여 점점 생산되기 시작합니다. 도구 부품이 되는 금속을 튼튼하게 연결하려면 근대 이전에 사용했던 접착제로는 역부족이 되었습니다. 금속 시대에 맞는 접합을 하기 위하여 모재료를 녹여서 굳히는 용접이나 상호 끝을 끼워 넣어 단단히 죄는 ‘코킹’, 리벳 및 볼트, 너트와 같은 기법이 생겼습니다. 이것은 현대에서도 금속 산업의 표준적인 방법으로 계속 활용되고 있습니다.
한편 2차세계대전 이후에는 소재(분자구조)에 관한 연구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이전의 동식물 및 광물과 같은 자연 유래의 소재 뿐 아니라 합성과 같이 인위적인 기법으로 인간이 다룰 수 있는 소재가 수없이 생겨나게 됩니다. 특히 합성고분자를 중심으로 한 신소재가 금속을 대신하여 다양한 공산품으로 생산되기 시작하자 다시 접착제가 제품 제작의 주요 요인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단순한 예시로 딱딱한 플라스틱을 접합하려고 나사로 고정하면 깨지거나 결함이 생깁니다. 그렇다고 해서 풀(전분)은 접합 강도가 부족합니다. 역시 새로운 소재에 적합한 접착제, 접착 방법이 요구된다는 것입니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과 같이 신소재 개발의 성과는 그것을 필요한 만큼 충분히 접합하는 접착제를 동시에 개발시킵니다. 게다가 그 새로운 접착제는 이전보다 현저히 높은 접착 성능 및 새로운 기능을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접착제의 진화는 ‘접착혁명’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산업 전체(제품과 그 생산공정 등)에 크고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비행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현재 비행기 기체 조립의 많은 공정에서 접착제는 많은 공정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물론 강도가 높고 열화에 매우 강한 구조용 접착제입니다. 이것이 개발되기 까지는 앞서 이야기한 용접, 리벳, 볼트, 너트 등이 기체를 구성하는 금속부품 접합에 사용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용접은 열화, 리벳 및 볼트, 너트 등의 점접합에는 응력이 과도하게 집중하여(금속 피로의 원인 중 하나), 해가 거듭될수록 조임이 느슨해지고, 중량이 무거워진다는 등의 약점이 있습니다. 반면 접착제로 접합이 가능해지자 넓은 면적을 접합할 수 있어서 응력도 분산되고, 금속과 금속 이외의 소재를 접합할 수 있는 등 안전성 향상 +α의 메리트가 생겼습니다. 용접이나 리벳, 볼트, 너트를 사용하지 않으면 그만큼 기체 무게가 가벼워집니다. 비금속재 및 얇은 플레이트 금속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동체의 경량화는 고속화 및 에너지 절감으로 이어지고, 기본 성능의 향상, 최종적으로 서비스 향상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접착제의 활용으로 공산품 디자인에 자율성을 주었습니다. 관능적인 형태의 자동차를 즐길 수 있게 된 것도 접착제가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기능의 진화와 접착제에 대한 과제
접착제 진화가 종래의 제조 공정 및 제품의 사양을 변혁해온 예도 봤지만, 접착제 활용이 조금 더 진화되면서 단순하게 물건을 접합하는 ‘성능’ 뿐만 아니라, 다른 부품과 마찬가지로 ‘기능’이 요구되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것을 ‘기능성 접착제’라고 칭하고,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비행기나 자동차의 차체 제조에 사용되는 구조용 접착제도 과대한 하중을 견디는 것 이외에 내열 및 내약품성 등이 요구되어 기능성 접착제의 한 종류가 되었습니다. 접착제의 내열강도를 향상시킴으로, 복잡한 금형을 분할 가공하여 접착함으로써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욱 큰 하중이 가해지는 부품을 접합하고 싶다, 반대로 미크론 수준의 부품을 접합하고 싶다, 수중 콘크리트 접합에 사용하고 싶다 등 접착제에 대한 요구가 엄격해지면서 접착제의 기능도 확실하게 정량적으로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절을 필요로 하는 요소 중 하나는 ‘접착 속도’ 입니다. ‘빠른 경화’라는 말에 나타나듯 순간접착제 등은 경화 속도가 빠른 것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두번째는 ‘경화 방식’ 입니다. 도포 후의 경과시간이 아닌 다른 요인으로 경화의 타이밍을 잡는 것이 목적입니다. 접합하는 부자재끼리 접촉시키거나 자외선을 조사하거나, 전자선을 조사하는 등의 방식이 있고, 사용 상황에 적합한 경화의 계기를 만듭니다.
세번째는 ‘경화 후의 특성’ 입니다. ‘투명성’ 등이 알기 쉬운 예시입니다. 렌즈를 접착하는 경우, 접착제에도 동일한 굴절률(투명성)이 없으면 렌즈 본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습니다. 그 이외에 항공우주 용도로 사용되는 ‘내열성’, 액화가스 저장탱크 등에서 사용되는 ‘극저온용’, 또는 ‘전도성’, ‘탄성’ 등의 확보를 목적으로, 접착제가 각각의 요구되는 사양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성능 조절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접착제는 상당히 까다로운 사양 조건을 다양한 공업 제품의 개발 및 제조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공업적 용도 뿐 아니라 의료 용도(조직접착용, 치과용 등)로 영역을 넓혀서, 우리들의 사회생활을 은근히, 그리고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접착제의 진화로써, 다시 한번 환경과의 관계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접착제편’ 첫 회(칼럼 제5편)에서 접착제 및 건축 부자재에 포함된 휘발성 유기화합물질(VOC)로 인한 새집증후군에 관하여 이야기를 했습니다. VOC 이외에도 접착제 용제 및 폐기액의 적절한 처리, 반도체 부품 장착 시 납땜에 포함된 납의 처리 등, 접착과 관련하여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아직 몇 가지 과제가 더 존재합니다. 이에 대하여 유기용제에 의존하지 않는 접착제 및 수성, 수용성, 생분해성 고분자 접착제 등 접착제 자체를 친환경적으로 전환하는 시도가 현재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되도록 환경을 해치지 않는 접착 방법으로 대체, 전환하려는 시도도 있습니다. 그 예로 납땜을 대신하여는 열가소성의 전도성 접착제로 금속 나노 입자로 인한 전도성 페이스트 등이 개발되었습니다.
그리고 환경적인 면에서 향후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될 것이라 여겨지는 것이 ‘박리성’입니다. 사용 후의 제품은 부품 단위로 되도록 세세하게 분해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 분해된 부품의 재활용과 폐기 방법을 미리 상정하는 것이 life, cycle, assessment (LCA) 사고 방식으로, 이를 많은 제조사이 적극적으로 제품 개발에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때 부품을 해체하기 쉽도록 접착제의 박리성을 높이는 것이 연구 과제입니다. 각종 조건에서 강력한 접착력을 확보할 것, 그러나 필요 시에는 떼기 쉬울 것. 언뜻 모순적인 요구입니다. 그러나 이미 접착제가 없다면 공업화 사회가 성립되지 않는 상황이기에, 필요하면서도 급하게 해결되어야 할 테마입니다.
열 박리 타입의 에폭시 수지 계통 접착제, 열에 팽창하는 마이크로 캡슐 및 물을 흡수하여 경화되는 수지를 혼입한 접착제 등의 이미 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접착제는 신소재 개발과 이용에 대한 니즈의 고도화에 의해 계속해서 진화할 것입니다. 접착제 제품 개발 및 품질 관리에서 일반 성상실험(JISK6833 접착제의 일반 시험 방법은 개정 검토 중)으로 중요한 실험인 점도계측도 앞으로 더욱 더 활약의 장이 커질 것입니다.
출처: TOKI SANGYO 홈페이지 (https://tokisangyo.co.jp/post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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